자활일기

2023. 03.28.(화) 굳이 여러번 얘기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에 서로에 대한 익숙함과 신뢰감이 형성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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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센터장 댓글 0건 조회 350회 작성일23-03-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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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손님이 책 추천을 원하면...몇 가지 책을 막힘없이 추천하는 청년이 있다. 아무래도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은 친구인 것 같다. 이 친구가 이번달 종결을 희망한다. 각자 다른 분야의 강점이 있어 모든 구성원이 서점운영에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한다. 종결 예정자들 한 명 한 명 다 붙잡고 싶지만 꿈을 향해 도전하는 친구라 잡지 못한다. 책 선물과 함께 그의 꿈을 멀리서나마 응원해보려고 한다.


(이해원) 깍두기와 파김치를 담았다. 며칠 숙성시켜 맛있게 익으면 배식하려 한다. 앞으로 우리 구내식당에서는 김치를 종류별로 다양하게 담아 볼 예정이다. 그래서 7월 자조모임때는 김치 체험농장으로 가보려고 한다. 제철에 맞게 여러 가지 종류의 김치를 맛보고, 직접 담아 볼 수 있는 곳이다. 작년엔 채소가 너무 비싸서 못한 것이 많았는데, 올해는 오이지 등 절임류도 만들어 놓아야 겠다. 아하~ 상자텃밭에 직접 가꾸어서 하면 되겠구나!!


(김종현) 지역살림아카데미 1차 두 번째 교육이 마무리되었다. 센터장님을 대신해서 인사를 해야 하는데 센터의 비전이나 미션을 설명하기에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인사를 대신해서 세 가지를 부탁드렸다. ‘아프지 말 것’, ‘ 동료를 소중하게 생각할 것’, ‘나 자신을 위해 매달 만원씩 저축 할 것’ 12월말 연말평가회 때 한 번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다. 지역살림아카데미 1차 교육에 모든 주민의 참석을 전제로 두 번 나눠서 진행하기를 요청하였다. 또한 주례회의를 통해 실무자들은 맨 앞자리에 착석할 것도 요청하였다. 모두 요청대로 되었다. 최대한 많은 주민이 참석해주셨기 때문에 올해는 사건・사고가 없기를 바라며 실무자들이 주민에게 잘 안내하길 바란다.


(김주희) 오늘은 지역살림 아카데미교육을 참석하여 2023년 자활사업지침안내와 법정의무교육을 받았다  교육내용이 당연히 우리가 지켜야 하는것들인데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 본다  혹시 내 말투에 오해를 만들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


(이정인) 오늘은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동료와 부동산업무를 보았다. 좀 더 넓혀 괜찮은 물건지가 있는지 범위를 넓혀 움직여보기로 했다. 강북구의 대표적인 공원인 솔밭공원 바로 인근에 몫이 좋은 상가 건물이 완공되어 알아보려 하였다. 금액을 듣는순간, 아... 천정부지로 오른 보증금과 임대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3시간 열심히 다닌덕분에 다리 통증은 얻었지만 답보상태였던 매장자리와 물류자리를 간신히 볼 수 있었다. 허나 임대료를 다시 올리는 건물주의 마음은 돌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배진경) 온터는 매장 사업단인 관계로 교육이나 행사시 전원 참석을 하게 되면 부득이하게 매장 문을 닫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로 인해 손님들이 매장 문을 닫는 것에 대해 가끔 물건을 사러 왔다가 그냥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난번 매니저 회의와 매장 회의 때 될 수 있으면 매장 문을 닫지 않고 순차적으로 일정을 잡아 교육을 받기로 했다. 이번 지역 살림 아카데미도 20.28일 두 번에 나뉘어 교육을 받았고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지경민) 1차 살림아카데미를 마쳤다. 법정의무교육으로 매장 사업단이 많아 동일한 주제를 2회로 나눠서 진행했다. 올해 변경된 자활사업 지침을 안내하고 법정의무교육 4가지 주제까지 총 5시간, 각자의 일상업무 시간을 할애하여 참석하고 준비한 실무자들과 사업단 구성원들 200여명에게 감사를 표한다. 굳이 여러번 얘기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에 서로에 대한 익숙함과 신뢰감이 형성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아주 멋진 날에 벚꽃이 흐드러져있고 흑염소가 한가로이 풀밭에서 노니는 모습이 더욱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정세휘) 3월 20일 월요일과 3월 28일 화요일에 2023년 1분기 지역살림아카데미가 끝났다. 지역살림아카데미에서 안내와 사진촬영 분장을 받았다. 안내를 하면서 지역살림아카데미 참석을 위해 삼삼오오 무리지어 교육장으로 들어오시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이 많았다. 이름을 기억해서 ‘○○○선생님 잘 지내셨습니까’라는 나의 인사에 기쁨과 놀라움이 뒤섞여 더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신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어쩌면 사소할 수 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하나의 존재 ○○○으로 불리기보다 ‘어이~ 정씨, ○○○엄마, ○○○아빠로 불리기 일쑤고 존재로서 나는 점점 희미해진다고 생각된다. 그런 까닭으로 더 반가워하시는 게 아닐까? 문득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배웠던 시 한편이 떠올랐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황상섭) 오후에 살림아카데미 교육에 참여하였다. 따로 맡은 업무가 없어 교육생의 입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먼가 편히 있으면 안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딱히 해야 할 것을 찾지 못해 교육을 듣는데 집중하였다. 몇 번 들었던 의무교육이지만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참여주민분들 간에 호칭문제였다. 한번도 그 분들간에 호칭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 00씨, 언니, 이모, 형님.....서로 친분도에 따라 부르는 호칭도 다양했던거 같다. 교육에서는 선생님으로 통일하는 것을 추천하였었는데 지금 참여자분들은 어떤 호칭으로 부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김승기) 오늘은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9시부터 12시까지 월례회의. 그리고 오후엔 지역살림 아카데미.. 월례회의 준비를 미리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작을 하고 나니 미쳐 준비하지 못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선생님들에게 보행환경개선 사업의 의미와 그 안에서 우리의 마음가짐과 활동의 방향성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하였다. 선생님들이 의미에 대해 아직은 이해를 못 하고 계시지만.. 매 회의 때마다 의미를 되새겨드려야겠다.


(김채원) 지역아동센터지원사업단 자조모임이 있었다. 우리 사업단에 새로 참여하게 되신 분과 선생님들이 처음으로 다같이 만나는 날이였다. 새로참여하게 된 선생님이 적응을 잘 하기를 바란다.오후에는 수제과자달보드레 사업단과 지역아동센터지원사업단 모두 지역살림아카데미에 참석하였는데 선생님들이 교육을 집중해서 들으셨다. 이번 교육을 통하여 선생님들이 서로 더욱 배려하여 잘 지내실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언정) 얼마전 센터 내 사용하지 않는 통장을 정리하러 은행업무를 보러 간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은행창구를 가면 대기시간을 한시간정도 예상하고 간다. 역시나 한참이나 밀려있는 나의 번호표. 지루한 기다림 끝에 나의 번호가 울렸고 나는 은행직원 앞에 앉아 통장 열몇개를 내려놓으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섞인 표정을 지었던거 같다. 하나하나 해지를 해나가던 직원분이 은행전산이 느려서 오히려 죄송하다고 하셨고 나는 무안함이 밀려왔다. 그 말 한마디가 나의 근무태도를 돌아보게 되었고 좀 부끄러워졌다. 표정과 행동에서 나의 짜증스러움이 드러났을 내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웃는 모습, 밝은 표정을 많이 연습해야겠다.


(이미영) 오늘 처음으로 사업단 월례회의에 참석했다.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지만 그동안 매장에 오가며 인사를 해서인지 낮설지는 않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선생님들의 얼굴을 찬찬히 훔쳐보았다. 모두들 열정과 관심이 가득하다. 얼마전 센터장님이 자활센터의 업무를 드라마에 비유하신 적이 있다. 내가 속한, 우리 사업단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정해져 있는 드라마 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제발 막장 드라마가 되면 안될텐데... 서로 이해하고 도움이 될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주) 일요일에 연차휴가 이틀을 얹어 제주올레길을 걸었다. 마지막 날 계획한 코스의 종점을 찍었음에도 시간이 남았다. 본전 생각에 길동무와 헤어져 홀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그럭저럭 세 시간, 본전을 건진 것 같아 공항으로 가려 하니 주변이 황량하다. 인적이 드문 곳에 버스정류장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난처함에 콜택시를 부를까 망설였지만, 여행의 격을 떨어뜨릴 것 같아 하지 않았다. 난파된 것 같은 조바심에 맞서 일단 시계 타이머 30분을 맞추고 다시 걸었다. 시간 안에 방도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따금 오가는 차들을 향해 히치하이크라도 할 요량이었다. 일면 지루하면서 일면 쏜살같은, 조마조마한 30분이 다할 무렵 멀찍이 일찌감치 낙조 명당을 점한 여행객 무리가 보였다. 내심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바랐지만, 그들에게 칠 SOS는 너무 큰 무례라는 생각에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때 저만치 택시 한 대가 서 사람들이 내렸다. 종종걸음을 쳐 잡으려 하는데, 웬걸! 대절한 택시였다. 운전석에서 내려 자기 차를 한 바퀴 둘러보는 연세 지긋한 기사님께 말을 걸어 근처 버스정류장을 물었다.

“여기는 없는데... 이런 곳엔 버스가 안 다녀요”
내가 애처로웠는지 손을 뻗어 내륙 쪽을 가리키며 친절히 차근차근 길을 알려주셨다. 말끝에 “그리 멀지 않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기사님이 가리킨 코너를 돌아 북쪽으로 얼마간 걸었다. 어떤 마을 복판에 들어섰음에도 마찬가지 인적은 없고 버스정류장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몇십 미터를 더 나아가 집 앞마당에서 농기구를 손보고 있는 노인을 발견했다. 또 길을, 버스정류장을 물었다. 노인의 첫 대답은 내 질문과 엇갈린 질문이었다.
“어디를 가는데요”
“제주공항에 가려 합니다.”
“저기...”
노인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 저만치 파란색 정류소 표지판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버스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글쎄, 다녀갔나?! 어서 가봐요!”
나는 시계를 보고 늦지는 않으리란 희망을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한 100미터쯤 나아갔을까. 파란색 봉고트럭이 내 앞에 서고 조수석 창이 내려갔다. 운전석, 조금 전 그 노인이 타라고 내게 손짓을 하였다. 무턱대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반사적으로 트럭 짐칸에 올라타려는 순간 노인이 큰소리쳤다.
“거기말고..”
나는 대번에 알아듣고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올라앉았다.
노인이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공항에 바로 가는 버스는 없고 갈아타야 하니 저기 ‘고산’ 급행버스를 타는 곳에 내려 줄게요. 아까는 내가 시간이 없었는데 갑자기 시간이 생겨 태워 주는 거예요.”
“가시는 길목인가 봅니다?”
“아니에요. 나는 되돌아올 거에요. 그냥 시간이 나서 태워 주는 거예요. 공항으로 바로 가야 하니까”
트럭은 좁은 시멘트 농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 ‘고산’에 당도했다.
“저기 보여요? 저기 정류장에서 타면 돼요”
내리기 전 시계를 보니 비행기 시간은 넉넉했고, 근처 매점에서 음료수라도 사 보답하고 싶었는데, 나보다 더 급한 심정으로 하차를 재촉하시는 것 같아 서둘러 내렸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어르신”
차 문이 닫히자마자 트럭이 ‘휑’하고 움직였다. 나의 인사에 대해 노인의 대꾸는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산을 좋아했고 등산도 꽤 다녔었다. 장난질에 옷이 흠뻑 젖어 망가지면 막상 물속에서 잘 놀기도 하지만 그러기 전까지 내 발로 물속에 잘 들어가지는 않았다. 바닷물은 더더욱 그랬다. 먼발치에서 보는 시원한 바다를 좋아했지만, 해변과는 가까워지면 질수록 뭔가 불편함 같은 것이 생겼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였다. 천하의 제주도였지만 이따금 차를 타고 메뚜기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제주도 여행에 별반 흥미와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네팔에서 맺어진 길동무들과 간간이 제주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였는데, 다른 제주도가 보이고 다가왔다. 그렇게 가까운 바다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을 때, 내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마구 휘날릴 때, 바다가 나를 씻어주는 것 같았다.
작년 10월, 길동무들과 올레길을 걸으며 마음먹었었다. “누가 뭐래도, 아무리 쫓겨도 걷는 속도로 일하리라”, 오늘 제주공항 대합실, 서울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마음먹었다. “걸어야만 보이고, 만나고 만들어지는 것들이 있다. 자활이 그렇다. 자활사업, 올레처럼 바람 불고 걷기 좋은 길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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