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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증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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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센터장 댓글 0건 조회 512회 작성일22-06-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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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력은 누구에게나 망각의 원인이 되곤 한다. 제도라는 권력과 지역자활센터의 관계도 그렇다. 자기의 일상이 대한민국의 빈곤 최일선에 있다는 사실이 종종 그렇게 잊혀지곤 한다.

“요즘의 가난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위험하다” 이 시대의 빈곤을 겨냥한 어느 성직자의 ‘촌철살인’이다. 빈곤의 결말, 빈곤이 부른 참사를 목도하고 세상은 늘 경종을 울려대지만, 종소리는 메아리처럼 소멸한다. 세상은 다시 잠잠해지고 빈곤에 눈이 먼다. 그러나 지역자활센터의 일상은 예외다. 적나라한 빈곤의 징표들이 언제나 여기저기 표류하고 있다. 그래서 둔감해지기도 한다. 영화 속, 게임 속 살인들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중독되거나 또는 방어적이게 한다.

수년 전부터 ‘구강건강증진사업’이란 미명으로 자체 치과치료 지원사업을 벌여왔다. 이것이 주변에 알려져 최근 2년 새에 2천만원여의 후원금이 센터로 전달되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미루어 왔던 사업을 최근 재개해 32명의 지원자 중 우선치료대상자 7명을 선정했다. 이 일곱 명의 치료견적만 5,300만원이다. 탈락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치아역시 심각한 상태이다. 이렇게 선별이란 과정은 늘 곤욕스럽고 또 다른 문제를 남긴다.

시급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협력병원 의사가 사전진료를 하고 심사에 참여하였다. 그 자리에 ‘X-레이’ 사진들이 제출되었다. 보자마자 섬뜩해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의 신체 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지옥 같기도 했다. X-레이가 보여주는 빈곤이다. 사람의 눈에서 빈곤이 발견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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