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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 : 통일맞이 + 봄; 꽃피는 자리 + 달보드레 국립통일교육원 개원 5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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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센터장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22-06-1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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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 오늘 음식 맛있게 드셨나요?… 자 그럼 오늘 이 음식을 장만해주신 강북지역자활센터 이경주 센터장님의 인사말씀을 끝으로 오찬시간을 마무리하도록하겠습니다.

- 참석자 일동 : 짝짝짝~……..

- 센터장 : 방금 소개받은 이경주입니다. 먼저 저희 기관을 간략히 소개드리자면, 국가 빈곤대책으로서 활동하는 기관입니다(참석자 일동 : (끄덕끄덕)). 작년 12월 통일교육원을 만나 올해 2월부터 이 후생관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 이 식당 이름을 ‘통일맞이’로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같이 있는 카페의 이름은 ‘봄; 꽃피는 자리’인데, 우연일지 몰라도 오늘 새삼 ‘통일의 봄’이 연상되었습니다. 오늘 드신 음식은 이러한 의미와 정성을 담아 낸 상차림입니다. 혹여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맛있게 드셔주셨기를 바랍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에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 이 후생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표하여 초정받은 줄로 알았습니다. 물론 그러했지만 다른 의미가 함께 했었음을 기념식에서 깨달았습니다. 오늘 이인영 장관님과 백준기 원장님께서는 말씀 중 통일교육원의 ‘지역소통’과 ‘지역상생’을 강조하셨습니다. 외빈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불편한 터였는데, 말씀을 듣고 자리를 둘러보며 강북지역자활센터가 지역사회로 향한 창문으로서 초청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또 장관님께서는 '엄격한 통일논의’에서 벗어나 ‘재미난 통일문화’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벌이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연결될 수 있겠구나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끝으로 오늘 통일교육원 개원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평소 제기 뵙기 어려운 분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석자 일동 : 짝짝짝~…………

수 일 전부터 자활2팀과, 통일맞이 현장엔 긴장감이 돌았다. 하루 전날 담당 직원(영양사)은 급작스런 어지럼증에 응급실로 향했다. 다행히 무탈하였으나 쉬지 못하고 복귀해 일을 했다. 당일 나는 통일교육원으로 출근했다. 식당 통일맞이는 진작에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달보드레 주민들이 가세해 일손을 돕고 있었고, 주방 안쪽은 전운이 감도는 듯 분주했다. 나는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한채, 멀찍이 서서 그 광경을 감상했다. 자활 현장은 이럴 때마다 내게 강렬한 쾌감을 안긴다.

시간이 되어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다. 사전 안내를 받고 부담이 적지 않았었는데, 삼각산재미난학교 교장선생님을 입구에서 만나 서로 반겼다. 구청장을 대신해 참석한 인근 동장들도 만나 악수했다. 외빈 대기실에 ‘통일의집’ 문영금 관장님과 처음 뵙는 화가부부께서 먼저 와 계셨다. 화가부부도 이 동네에 사신다고 했다. 모두 웰컴티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다가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지정석 착석 후 좌우 동태를 살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강성영 한신대학교 총장 등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나란히 외빈석을 채우고 있었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국민의례가 거행된 후 이인영 장관의 축사로 기념식의 서막이 올랐다. 연단에서 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기념식이 종료됐다. 이어 견학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주요 건물과 시설을 둘러보고 전망대에서 ‘불수도북’이 내다보이는 빼어난 경관을 감상했다. 얼마전 독일에서 건너와 잔디광장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의 스토리가 인상 깊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외빈 오찬장으로 안내되었다. 우리센터 2팀장과 주민들이 웨이트리스 역할을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서 서로 웃음을 참아냈다. 오찬을 마치고 중앙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장장 3시간 여의 기념행사가 끝이 났고, 외빈들은 이인영 장관을 배웅했다. 나는 강북지역자활센터를 대표해 외빈 자격으로서 전 일정을 소화했다.

오찬이 끝나는 시점에서 북한 출신의 통일교육원 여교수님이 다가와 오찬 음식을 극찬해 마지않았다. 고맙다며 전에는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했는데, 자활센터가 오고나서부터 구내식당을 이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나는 탈북민들이 이곳으로 넘어와 겪는 큰 불편 중의 하나가 ‘음식’이라는 것을 예전에 들어서 잘 알고 있다). 장관을 배웅하는 길에 통일교육원 서열 2위의 간부가 내 곁으로 와 말했다. “사실 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중략)…감사합니다.” 말하자면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는 것이었다. 나도 화답했다. “저도 신기합니다. 다들 초보인데 어떻게 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시간되시면 이따가 식당에 들르셔서 격려를 좀 부탁드립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1층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직원들과 기념식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특식도 대단히 만족스런 평가를 받은 모양이었다. 잠시 뒤 그 간부가 구내식당에 들어섰다. 우리 담당자(영양사)에게 다가가 덕담을 건네더니 모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계속 해야할 것 같아요! 오늘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이후로도 행사스탭들의 늦은 점심식사가 이어졌고, 그 한참 뒤에서야 통일맞이 식구들은 끼니를 챙겼다. 그 틈을 타 나는 오늘 행사 과정을 보고하고 소회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불편을 끼치고 통일교육원을 나왔다.

지역화..... 어떠한 사회적 권력이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싶어 하고, 어떠한 사회적 과제를 지역사회에 의지하여 풀고 싶어 한다. 적어도 오늘 그 창문의 하나로서 자활주민, 자활노동, 지역자활센터가 열려 있었다. 나는 오늘을 그렇게 기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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